California 이야기

거미줄 같은 번개불로 밝혀진 남가주 밤하늘

rejungna 2019. 3. 11. 14:29

지난 주중에 LA를 포함한 남가주에 비가 많이 내렸다. 아니 하늘에 구멍이 난 듯이 쏟아졌다는 말이 더 적합하다.

LA Downtown 은 1.24 인치 강우량으로 1884년 이래로 역사적인 하루 최고 강유량을 기록했다. 거기다가 기온이 

하강해 날씨까지 추웠다. 긴 오리털 자켓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치 한국의 겨을을 지내는 기분이었다.


정확히 2019년 3월 6일 수요일이었다. 

저녁 6시와 1시 사이에 5,923번의 번개 (lighting Strike: 땅을 친다)와 구름 속에서 번쩍거리지만 땅을 치지않은 

번개인 lighting pulse  자그마치 14,326 번 남가주 상공을 강타했다. 하늘에 거미줄 같은 선명한 번개불에 놀란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렸다. 빌딩 위에서, 비치가 바다 위에서, 주택가의 지붕들 위에서,

산 위에서... 하늘은 깨질듯한 소리를 내면서 밤하늘을 훤하게 만들었다.



                                                   맨하탄 비치


마치 '불쇼"를 보는 듯했다고 한다. 비바람은 산타바바라 시 근처에서 시작하고 LA 로 남하했다.  찬기온 때문에 

곳에 따라 비는 우박이 되었다. 말리브 지역은 진흙과 돌이 야산을 밀고 내려와서 찻길을 덮었다. 작년의 이 때는 

1877년 이래로 세번째의 지독한 가뭄이어서 주민들은 걱정했었다. 올해는 너무 다른 상황이 전개되었다.


                                LA Downtown 상공에서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불쇼'가 연출되었다.


캘리포니아 주민들과 대지에 물공급을 하는 수자원의 근원인 시에라네바다 산맥은 이미 일년 강우량을 확보했다. 

상당히 고무적인 뉴스다. 산 위를 하얗게 덮은 눈은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위. 아래 두 사진은 산타바바라 비치에서 카메라에 잡은 번개불이다.


이렇게 시끄럽게 폭풍이 오면 storm chasers (푹풍우 부는 곳으로 달려가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분주해진다.

번개는 특히 산타바바라 지역에서 심하게 번쩍거렸는데, 위의 사진을 담은 사람은 번개를 맞을 각오를 하고

한 자리에 서서 'the best cut' 을 위해서 수없이 shutter 를 눌렀다고 한다.


요즈음은 달라진 날씨에 적응하기도 쉽지않다. 그래도 모자란 비가 내렸으니 좋은 일이 생긴 것이다!


       우산을 들고 혼자 비치를 걷는 사람은 일하러 가는 것일까? 아님 누구를 데리러 가는 것일까?

       다른 손에도 우산이 들려있다. 아마도 지름길로 귀중한 사람을 마중나가는 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