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ifornia 이야기

주거비 때문에 캘리포니아를 탈출하는 저소득층 주민들

rejungna 2018. 5. 17. 12:22

지난 10년 사이에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많이들 가주를 떠났다. 거의 저소득층 사람들이 타주로 움직였다. 이유가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온화한 날씨와 아름답게 펼쳐진 긴 해안가 덕분에 타주민들의 질투반 부러움반인 거주지다. 

그럼에도 캘리포니아 현상이 심화되었다. 이유는 턱없이 높은 주거비 때문이다. 세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고 차도 

제일 많아서 간혹 교통 지옥이 되곤 한다. 그래도 다른 장점이 많으니까 이런 것들은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수입의

1/3 이상을 지불하는 렌트비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치솟는 집값은 견딜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시장에 나오기 무섭게 웃돈 받고 팔리는 주택들이다


캘리포니아의 경제, 환경과 주민들의 삶의 질을 연구하는 비영리단체인 Next 10과 기업을 위해서 경제 연구 및 

분석과 자문을 해주는 Beacon Economics가 지난 달에 발표한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7~2016년의 10년 사이에 유입 인구 보다 100만명 이상의 더 많은 주민들이 가주를 떠났다고 한다. 이들의 

정착지는 대개 아리조나, 택사스와 네바다주다. 이를 domestic migration 이라 부른다. 이 주들은 집값과 렌트비가 

싸고 캘리포니아와도 가까워서 가주의 직장을 유지할 수도 있다. 이 연구가 큰 관심을 끈 이유는 떠난 사람들이 거의

비숙련 저소득층이라는 점 때문이다. 연수입 오만 달러를 기준으로 그 이하의 주민 수는 감소하고 그 이상 소득하는 

주민은 증가했다. 위의 두 단체의 발표에 의하면 2012년에는 3,400명이 감소했지만, 2015년과 2016년에는 

46,500 명과 41,000 명이 떠나서 최근 3년 사이에 주민 유출 현상이 심화되었다. 그렇다고 가주의 인구는 줄지 

않았다. 이민과 출산으로 여전히 총인구는 증가세다.




캘리포니아주의 높은 주거 비용과 저소득층의 탈출은 우선적으로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제시한다.

이는 종국에는 가주의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 가주의 GDP는 국가로 친다면 영국을 제끼고 세계 5위의 경제권이다.

북가주 실리콘 밸리 중심의 IT, 남가주 중심의 연예사업, 또 가주 전역에 걸쳐서 발달된 첨단사업은 타주의 고학력, 

고소득, 숙련 노동자들을 흡수한다. 이는 주택과 물가 상승을 초래하지만 비숙련 노동자들의 소득 증가 속도는 

주거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다. 예를 들다면, 아마존 직원들의 중간 연봉은 3만불이다. 물류 창고에서 일하는 직원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지니어를 비롯하여 경영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연봉은 천문학적이다. 주택난은 노동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 


현재 가주의 주택가격은 10년래 최고이다. LA County 의 중간 가격은 $528,980 인데, 일년 전과 비교해서 13.6% 

상승했다. 샌프란시스코 Bay 지역의 중간 가격은 자그마치 $1,700,000 다. 구입자들은 치열한 오퍼 경쟁을 치르고 

부르는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곤 한다. 요즈음 주택 구입자는 1981~1996년생인 밀레니얼 세대가 많다. 

구입자는 은행 융자를 위해서 down payment 를 마련한다. LA에서는 적어도 11년을 저축해야 다운할 돈을 모을 수 

있다고 한다. 덕분에 LA 시가 미전역에서 주택 구매가 가장 어려운 도시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2위는 9.87년 

걸리는 샌프란시스코이며, 3위는 9.68년 저축해야하는 뉴욕이 차지했다. 이 비교는 LA의 주택가가 가장 비싸다는 

것이 아니라, 도시민들의 경제수준과 도시의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 분석한 것이다. 


Forbes 잡지 4월호에 따르면, LA 가 월세 세입자에게도  최악의 도시다. 지난 5년간의 가계소득과 일자리 증가율을 

평가한 결과 소득에서 렌트비 부담이 가장 큰 도시가 LA 이기 때문이다. LA의 방한개 아파트 중간 월세는 $2,249 이며 

방두개 아파트의 중간 월세는 $3,200 이다. 이는 - 방한개 짜리가 $3,400, 방두개 짜리는 $4,500 하는

샌프란시스코 시보다는 적지만 - 저숙련 노동자가 많이 거주하는 LA 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크게 옥죄고 있다. 

특히 LA 의 600,000 명 정도는 수입의 반 이상을 집세로 지불해야 하는 "심각하게 집세 때문에 힘든 사람들"

(severely rent burdened)이다. 그럼에도 살던 터전이라서 쉽게 타주행을 못한다.


주택난을 타개하거나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새집을 더 많이 지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 실례로 가주 상원의원인

Scott Wiener 가 발의한 Senate Bill 827이 있다. 이 발의안은 대중교통과 가까운 지역에는 건축 규제법과 상관없이 

새집을 많이 건설해서 주택수도 늘리고 대중 교통 이용을 도모해 온실가스 배출도 줄이자는 뜻을 담았다. 즉, 

정거장의 반마일 반경 안에 아파트와 콘도 건설을 쉽게 하도록 기존 법을 바꾸자는 것이다. 그런데 반응이 의외다. 

발의안이 동네의 자치권과 주거 환경을 주정부가 마음대로 바꾼다고 주민의회와 시민들이 반대한다. 또 저소득 

사람들은 건설사가 이익을 위해서 저소득층 보다는 부유층을 위한 럭셔리 아파트를 건설할 것이기 때문에 도리어 

현 거주지에서 쫒겨날 위험이 높고 (이를 gentrification이라고 한다) 집세는 더욱 상승한다는 주장으로 반대한다. 



힘들어도 캘리포니아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과 날씨 덕분에 타주에서 이주해 오는 사람들이 노숙자 (homeless)가 

되기도 한다. 미 전역의 노숙자 인구의 1/4 이 LA 에 거주한다. 2017년에 LA에서 8,000 명이 처음으로 노숙자가 

되었다 한다. 남가주에서 작은 집을 지니고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연봉이 15만불은 되어야 한다. 

LA 시 여기저기 모퉁이 길에 텐트를 친 노숙자들이 낮이면 짐을 끌고 거리를 배회하거나 시커만 얼굴로 

버스 정거장에 앉아있다. 이들의 모습에서 가주 주택난의 고도의 문제점이 보인다. 주(state)와 시(cities)들은 

저소득층을 위한 아파트 건설을 촉구하는 규정과 법률을 여럿 제정했다. 그러나 아파트 건축 전에 우선적으로 

환경 리포트를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공청회를 거쳐야하는 등 난개발을 막는 규제 또한 만만치 않다. 물론 

시 고위직들과 친분을 쌓고 선거 자금을 기부해서 이 과정을 쉽게 넘기는 개발업자들도 있다. 


자하철 역에서 잠든 홈레스 사람들


주정부, 시정부와 단체들이 다각적인 방법으로 주택난을 타개하려고 애쓰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주택과 뛰는 

렌트비를 제어할 길은 요원하다. 바람직한 사회는 경제적 계층이 골고루 분포되어서 서로의 역활과 자리를 

상호보완해야 한다. 땅은 광활해도 동네를 형성하려면 새롭게 터를 개발해야 한다. 미전역에서 주거지가 가장 

부족한 주라는 캘리포니아는 녹지 공간 하나 없이 아파트를 지어대는 한인타운과 같은 근시적인 건설붐은 

지양하면서 비숙련 저소득층을 염두에 둔 장기적인 주택 개발이 절실하다. 


기존의 rent control (세입자를 위해서 일년에 정해진 한도에서만 집세를 올리는 법)의 시행을 포괄적이고 

강제적으로 실행하며, 낙후된 지역을 사들여 대형 건물을 짓는 개발업자들이 gentrification (주민을 내쫓고 땅을

고급 주택지화 하는 것)을 계획할 때는 투명성하게 입주자에게 설명하고 거주자에게 알맞은 보상을 해야한다. 

시애틀시는 일년 매출이 2,000 만 달러 이상되는 기업에 고용인 일인당 $275의 인두세를 부가하기로 했다. 엄청난

재원을 노숙자 보호시설 마련에 쓴다고 하다. 저소득층의 주거지 마련과 유지를 도와주는 방법으로 어떤 것이

최선인지 모른다. 하지만 일해도 주거지 문제로 힘든 사람들의 고통을 간과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