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오레곤 그리고 와싱턴, 서부의 세개 주가 불타고있다. 상상 이상의 산불들이다.
기후변화, 온난화,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에서만 28개의 큰 산불이 났다. 덥고 건조한 날씨로 바짝 마른 초목이 연료가
되는데 바람마저 거세다. 광풍이다. 벌써 3백만 에이커 이상이 전소되었다. 주 역사상 가장 큰 산불 20개
중에서 5개의 산불이 현재 진행 중이다. 내가 사는 LA는 지난 노동절 주말부터 회색 하늘이 태양을
막고, 타는 냄새가 가끔 코끝을 간질이고, 목은 메이는 듯이 아리며, 검은 재들이 여기저기 떨어져있다.
여전히 잡지못한 LA 근교의 Bobcat 산불과 El Dorado 산불 탓이다.
산불은 보통 자연의 현상으로 일년 내내 발생한다.
일부러 산불을 내서 산천초목의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도 하는데, 지금의 산불은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다. 전대미문이며 역대급이다. 규모, 강도, 속도, 그리고 불난 시기가 너무 대단해서 기후변화의
영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가뭄으로 산천초목이 완전히 마른탓에 번지는 속도가 놀랍다. 화력마저
무섭도록 강해서 주위를 삼키는 힘이 극적이다. 특히 밤에 강해져서 의문인데, Bear Fire 는 하루 동안에
십만 에이커를 태웠다. 더우기 갑자기 깊은 산속에서 발발해서 소방관들의 집입조차 어렵다. 그런데도
화마는 주거지역으로 순식간에 번져서 온 마을을 재빨리 태워버린다. 주민들이 경고를 듣고 위험을
빠져나갈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캘리포니아주는 고온 건조한 기후를 갖고있다. 그래서 여름에 더워도 끈끈하지 않고 지낼만하다.
또 아침 저녁이면 기온이 떨어져서 낮의 더위를 기분좋게 식히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
그런 기후가 변하고 있다. 지난 주말 남가주의 Woodland Hills 시는 미국서 가장 덥고 가장 해수면이
낮기로 유명한 관광지인 Death Valley 만큼이나 기온이 상승해서 화씨 121도를 기록했다. 이 온도는
섭씨로 49.44도다. 밤에 끈적거리는 날도 제법 많아지고 있다.
전대미문의 산불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곳에서 발생했는데, 앞 뒤로 요동쳐서 둘이나 셋이 합쳐져
파괴력을 급상승시키기도 한다. 산불의 원인은 대부분 인화이지만, 가끔 자연적으로 발하기도 한다.
그런데 산불 여파로 대기오염이 장난아니다. 지금 세계에서 제일 나쁠 수도 있다고 한다. 오렌지색
하늘의 샌프란시스코 사진이 이틀동안 계속 보도되었다. 재, 검댕, 연기가 햇빛과 만나면 다른 색들은
반사되어 흩어지는데 오렌지색은 지상까지 도달해서 그렇다고 한다.
사망자와 이재민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지금과 같은 팬데믹 시기에 어디서 어떻게 머물지 걱정스럽고
마음아프다. 갑작스런 불을 할머니와 피하다가 차 안으로 들어가서 개를 끌어안고 죽은 14세 소년의
이야기가 아프다. 2년 전의 엄청난 산불에 큰 피해를 입은 마을 주민들이 재차 대피를 해야하는 상황이
마음아프다. 작은 마을 주민들은 대개 미국적인 정신을 가진 사람들로 남을 잘 도와주고 작은 것에서
기쁨을 찿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한없는 고통과 절망이 가슴을 막막하게 한다. 빨리 불길이 잡혀서
피해자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일어서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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