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난 곳들(여행)

캘리포니아의 덴마크 타운 솔뱅(solvang)과 주변

rejungna 2021. 11. 27. 11:35

거의 30년만에 솔뱅을 다시 찿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 북가주 여행을 하면서, 그리고 중가주 여행 중에

잠시 머물렀던 낯익은 곳인 솔뱅을 - 너무 먼 거리 여행을 하지 않으려고 - 목적지로 정해서 2박3일 다녀왔다.

LA에서 약 3시간의 운전 거리인데 원할한 교통 덕분에 2시간 반만에 도착했다.

 

하지만 근처의 산타바바라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산타바바라 피어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전 11시에 넉넉한 마음으로 출발했다. 숙소 입실이 오후 4시 이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LA 보다

훨씬 더 이국적이고 미국적인 산타바바라 답게 산타바바라 피어 다리 위까지 차 진입이 가능했다. 바다에

떠있는 듯한 모비딕 식당에서 clam chowder 스프와 fish tacos와 해산물 타코를 주문했다.

 

일상을 벗어난 여유로움은 한가롭게 다리 아래로 흐르는 태평양의 물 만큼이나 정신에 큰 힘을 발휘했다.

따사로운 햇빛은 바다 공기를 덥혀주었고, 겨울 바다 속과 위에서 물놀이를 하는 서퍼들과 요트 주인들은

태양의 기운에 몸을 맡겨 거리낌 없이 움직였다. 마침 10개 정도의 요트들이 경주를 하면서 물위를

미끄러져 다녔다. 나와는 별세계라는 무심함으로 요트들의 움직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 뜻하지 않은

광경이 가을 바다 방문을 더 풍성하게 해주는 행운임은 분명했다.

 

산타바바라 바다에서 요트 경주가 열렸다.

 

드디어 솔뱅이다. 먼저 숙소를 찿아 솔뱅 마을의 중심가로 들어섰다. 숙소는 마을에서 눈에 띄게 설계된 

원형탑 안이었다. 아래 층에는 부엌과 거실과 화장실, 이층에 방과 커다란 화장실의 단순 구조였다. 방이

두 개인줄 알았는데... 어디 침대가 하나 더 있나??? 거실의 소파가 접는 침대였다. 4명에게 적당했다.

 

현관을 나서면 동그란 코트야드가 있고 바로 피자집과 선물가게다. 금요일 저녁나절의 코트야드에는

피자를 먹는 학생들이 둘레둘레 앉아있었다. 숙소는 마을 관광하기에 최적의 위치였다. 주차장 바로 뒤는

1810년에 세워진 역사적인 Old Mission 성당 건물이다. 스페인 선교사들이 세운 '이네스 미션 성당'이다. 

축복받은 곳이다. 

 

마을에 서있는 표지판이다. '미국의 덴마크 수도인 솔뱅'이라고 써있다.

 

저 원형탑 안이 숙소다. 실내가 깨끗하고 시설도 좋지만 독특한 구조 때문에 큰 돈을 받는 것 같다. 지붕까지 올라갈 수 있어서 재미있다.

 

숙소의 옆 건물이 풍차다. 동네 어디가든지 풍차를 찿으면 바로 숙소이어서 좋았다.

 

마을이다. 작은 상가들이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올망졸망 모여있다. 상점들 안에서 모자 가게를 발견했다. 내 모자와 한국에 계신 엄마 모자를 샀다.

 

덴마크는 Danish 빵으로 유명하다. 빵에 여러 과일이 얹어있는데 맛이 일품이었다. LA에서 먹던 맛과는 완전히 달랐다.

 

여러 곳에 큰 빵집이 있다. 어느 빵집이 맛있고 마음에 드는지 알기 위해서 빵집 순례를 했다.

 

솔뱅은 관광객을 위해 특화된 도시다. 구경할만한 예쁜 가게가 많다는 것은 행복감을 준다. 물건 구입은 필요 없다. 그냥 보고 즐긴다.

 

집 앞 외에도 풍차를 하나 더 발견했다. 여기도 쇼핑몰인 듯하다.

 

'오울드 미션 산타 이네스'다. 정문인 듯해보이지만 들어가면 막혀있다. 원래의 입구인 듯해서 사진을 찍었다.

 

미션 안에 들어서자 아주 평화로운 광경이 눈을 잡았다. 너른 풀밭에 오래된 나무 벤치 3개. 그리고 저 멀리 아이 두 명이 뛰놀고있다.

 

14처다. 예수님의 일생을 14개로 나누어서 14 곳을 돌면서 기도한다. 한 기도가 끝나면 다음 기도처로 간다. 특히 부활 전에 14처 기도를 많이 한다.

 

일요일 미사에 참석했다. 이네스 미션의 성당은 길고 아늑했다. 신자들이 많아서 깜짝놀랐다.

 

   근처의 Najoqui 나호키 폭포를 찿았다. 솔뱅마을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림에나 나오는 낭만적인 길이 승마 목장과 포도밭과 골프장과 소 목장을 접하면서 길게 이어졌다. 꿈길 같은 드라이브 길이었다.

 

차에서 내려서 1마일의 짧은 거리를 걸었다. 이 길은 한국의 가을 산길과 아주 비슷했다. 떨어진 낙엽들이 뒹구는 길이었다.

 

                     길의 종착지에 폭포가 있다. 폭포 자체는 신비롭고 멋있다. 하지만 물이 말라서 수직의 돌틈으로 시냇물 정도의 물이 돌을 적신다. 아쉽지만 그런 물이라도 반가웠다.

 

 

17, 18세기에 스페인의 신부님과 선교사들이 캘리포니아에 도착해서 21개의 미션 성당을 세웠다고 한다.

이 21개의 성당은 캘리포니아의 발전 역사가 됐다. 원래 살았던 츄마시(Chumash) 인디언들은 새 문명에

동화도 되고 유럽인들이 가져온 홍역이나 말라리아 등의 전염병에 면역성이 없어서 엄청 죽었다. 다시

말해서 신대륙 교회 개척 역사는 인디언들의 토벌 역사였다. 선교사들은 미션을 짓고 여기서 인디언들과

함께 살았다. 연방정부는 군인들을 보내 인디언과의 전쟁을 도왔으며, 선교사들은 이들을 개종시키고

그들의 노동력을 이용해서 마을의 경제를 활성시켰다.

 

폭포 구경 후에 근처의 다른 미션 성당으로 향했다. 산타마리아 시 근처의 Lapurisima Misssion Church

(라퓨리스마 성당)이다. 이 미션은 원래의 건물이 지진으로 부셔져서 약간 남쪽으로 자리를 옮겨

캘리포니아 주 공원의 땅에다 재건해서 주 공원 시스템의 일부가 됐다. 엄청나게 넓은 땅에 지은

visitor center 에서 옛날 생활을 엿볼수 있는 유품과 시설이 있고 가이드가 미션 투어를 안내했다.

 

 

Visitor Center 다. 라퓨리시마 미션을 잘 이해할 수 있게 옛시대 물건, 그림, 시설이 마련되있다. 위의 가주 지도에 21개의 미션 위치가 표시돼있다.

 

시간이 되자 가이드가 나왔다. 주공원에서 일하는 주공무원이다. 친절한 미소와 풍부한 지식으로 관랑객들을 잘 이끌었다.

 

   가이드와 함께 걷기 시작한 5분 후에 미션 건물이 나다났다. 보통 미션 건물은 긴 기숙사 같이 보인다. 실제 인디언들과 군인 그리고 선교사들이 살면서 머물렀던 방들이 칸칸이 이어졌고 두 개의 성당도 있다.

 

 

미션 건물에 있는 두 개의 성당 중에 작은 성당이다. 옛 건물의 복원을 최고의 과제로 삼았던 만큼 모든 물품들이 역사적 가치를 지녔다.

 

차로 이동 중에 바깥 풍경을 찍었다. 이 주변이 거대한 농사 지역은 아니지만 여기에도 농사를 짓는 밭들이 많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Guadalupe - Nipome Dunes 를 구경한 것이다. Dunes 는

모래 언덕인데 이 곳에는 아주 가는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다. 모래 언덕을 보는 순간 감탄의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산타마리아 시에서 12분 거리의 과다루페-니포메 모래언덕은 캘리포니아에서 두 번째로 큰

모래사장이다. 산타바바라 카운티에서 샌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까지, 해안으로는 피스모비치에서

Pont Sal 까지 이어진다. 규모로는 2만 2천 에이커이며, 해안 길이로는 18마일이다. 여기서는 모래 위를

타는 바퀴가 엄청 커다란 자동차 off-highway vehicle 을 운전할 수 있는데 내년부터 환경 보호를 위해

금지된다고 한다.

 

원래 이곳에는 츄마쉬 인디어들이 살았다. 이들은 곰에게 독을 주어서 곰고기를 야생동물들이 먹게해서

사냥을 했다. 이 곳은 휘귀 식물들의 서식지로 바람과 짠기를 이겨내는 식물들이 살고있다. 또 많은

유명한 영화들이 촬영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십계도 이곳에서 찍었다고 한다.

 

모래 언덕은 18000년 전 부터 만들어졌는데, 바람에 날라다니는 해안 모래와 흙을 해안으로 운반한

산타마리아 강 덕분에 형성됐다고 한다. 모래 언덕이 두꺼운 곳은 150미터에 이른다. 방문을 강추!

 

 

 

바닷새들이 아주 많다. 마치 일광욕을 하는 듯이 않아있었다.

 

식당 모습이다. 이름은 For Western Tarvern 이다. 스테이크 고기로 유명하다고 해서 방문했다. 소문대로 맛있고 친절하고 분위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