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heartfelt story

blog가 나에게 주는 의미

rejungna 2007. 7. 20. 07:34

 

blog에 썼던 글 하나가 daum 그저께 home page에 떴었다.

몇 시간만에 2 만 명 이상이 방문해서 그 글을 읽었다.

 

이유를 몰랐던 처음에는 너무 놀랬다. 그러다가, 아주 신기하면서도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 blog를 가진지 한 달쯤 되가는데,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별로 �는 이 없는 조용한 blog이며, 남의 시선을 끌만한 특별한 내용이 없는데도 글 하나를 뽑아서 앞에 내세워 주었다. 여러 방문자의 따뜻한 관심이 흥미로웠다. 말로만 듣던 한국의 인터넷 이용의 실태, 시시각각으로 기사를 읽는 bloggers의 힘, 인터넷 포탈사이트(portal site) 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한국의 실상이 내 글을 읽는 방문자 숫자의 빠른 변화를 통해서 실감되는 순간이었다.

참 세상이 좁다! 내가 LA에 앉아서 쓴 글을 빗장이 열린듯이 한국 전국과 해외에서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읽었다니. 지금까지는 내가 항상 남의 글들을 읽어 왔는데, 반대로 모르는 이들이 내 글을 읽고 생각을 전하고 있었다.

 

미국이 아니고 한국에 blog를 갖은 것은 잘한 것 같다.

마음 아프고 슬픈 현실이지만, 이제 나를 한국과 정신적으로 특별하게 묶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내가 보고 싶고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떠나갔다. 나를 현실에서 애쓰도록 내버려  두고 그들만의 세계로 가버렸다.

하지만, 한국은 나의 영원한 사랑과 동경의 대상이며, 수많은 추억을 준 나의 탄생의 뿌리가 심어져 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한국적인 감성을 가지고 한글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daum 을 선택을 한 것 같다. 한국과는 멀리 있지만, 여기에 글을 적으면서 나의 정신 세계의 근원은 그 곳이라는 재자각과 함께 한국에서 함께했던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 보낸 것에 대한 위안을 얻고, 2의 고향인 LA에 살면서 부족한 그 무엇과 허전함을 채우고 싶다. LA는 내 삶의 실상이고 터전이나 한국은 실제 공간을 벗어난 가상의 세계이다. 내 가슴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세계에서 글을 쓰면 더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고, 혹시 내 글로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도 적을 수도 있겠다.

 

내 주위를 둘러 보면 짧게 글을 쓸 거리들이 참 많다.

산보하다가 눈에 들어 오는 포장 도로 틈새에 핀 작은 꽃에서 부터, 머리를 들어 북쪽을 올려 보기만 하면 눈에 들어 오는 Hollywood 사인, 차를 타고 10분만 가면 나오는 Las Vegas 스타일의 open 쇼핑 몰인 그로브 (이 곳에 가면 미국과 한국 연예인들을 가끔 본다. 지난 주에는 영화를 보로 갔다가 한국 영화 배우 김수로를 보았다.), 주위에 산적한 예쁜 식당들, 우리 집 식구 이야기들, 마음 속에 담겨진 친구 이야기들, 매일 읽는 LA Times 신문에 나오는 수 많은 시사 거리들, internet을 하다가 툭툭 튀어 나오는 재미있는 이야기들, 여행하면서 간직하고 싶은  인상적인 것들정말 너무 많다.

모든 것의 자국을 남기기에는 시간이 조금 적을 뿐이다.

시간이 모자란다고 매일의 일상사만 한다면 이 세상에 아무런 흔적도 못 남기고 갈 것만 같은 걱정도 있다. 그리고 가끔 내가 죽을 때에 이 세상을 잘 지내고 간다고 말할 수 있을까의 궁금증도 갖고 있다.

 

이제 세상은 우리가 어디에 사는 지는 중요치 않다.

어디에 있던지 연결해주는 medium이 너무 많다. 마음이 있으면 몸은 자연스럽게 따라 가게 된다. 나에게는 실제로 몸을 담고 사는 사회가 있고, 마음 속에서만 그리는 도시가 있고, 잘 알지 못하면서도 잘 알 것 같은 착각을 갖고 머리 속에만 존재하는 상상 속의 장소들도 많다.

Blog는 이 모든 장소와 도시와 사회를 연결해주는 끈인 것 같다. 내가 생각지 못한 시간과 장소에서 누군가가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내 이야기를 듣고 이 세상에 누군가의 이런 사람이 존재하는구나하고 한 번쯤은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blog 의 긍정적인 힘(positive power) 인 것 같다. 내 인생에서 한번도 교차될 수 없는 사람들과 부담없이 한 번 정도는 지나칠 수 있는 대화의 장인가 보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을 해 보니, 내가 blog를 가진 첫째의 목적은 치유이었던 것 같다.

가진 것도 모자라지 않고 큰 문제 없이 소박하게 살아 온 내 인생이지만 치유할 것은 많다.

나이 들다 보니 작은 일에도 마음이 상하고 세상 일에 점점 시쿤둥해지고 감사 보다는 불만이 앞선다.

이런 negative 기운들을 나의 친구같은 blog와 대화함으로써 다소 해소하고,

새로운 지식도 얻고,

후에는 내가 적어던 글에서 지난 시간을 회상할 수 있으며,

지금 보다는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도구로 쓰고 싶다.

 

내 인생에서 어느 한 때의 생각과  관심사가 머물르는 곳 blog!

Blog와 얼마 동안 더 친할 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내가 받았던 필요 이상의 주목은 어쩌다가 생긴 일이고 이제는 다시 조용한 blog로 돌아 간 것 같아 좋다!

 

 

이것은 땅 위에 있는 나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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