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난 곳들(여행)

영화 사이드웨이즈(Sideways)처럼 떠난 와인 여행-Edna Valley

rejungna 2008. 7. 11. 10:12

2004년에 개봉되었던 와인이 주배경인 사이드웨이즈(Sideways) 란 영화가 있다.

작은 영화사에서 저예산으로 제작한 독립 영화이었지만 크게 히트를 했던 작품이다.

 

내용은 결혼식올리기 전 일주일의 총각파티(bachelor party)를 하기 위해서 삶에 지치고 가진 것 없는 중년 남자 둘이

LA 를 떠나 캘리포니아주의 중부 해안 지역(California Central Coast)에 위치한 winery 를 여행하면서

일어나는 와인과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는 미전역에 와인의 인기몰이를 불러왔으며, 보통 사람들이 와인과 친숙해지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한다.

 

 

얼마 전에 영화 속 주인공인 Miles Jack 처럼 LA 에서 북쪽으로 200 마일 정도 떨어진

캘리포니아주 중부 해안 지역에 위치한 샌루이스 오비스포(San Louis Obispo) 동네로

와인 여행을 다녀왔다.

 

목적지 101 프리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다가 산타 바바라를 지나서 Arroyo Grande 시가 나오면

227 번으로 갈아타고 북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만나게되는 에드나 벨리 (Edna Valley)이었다.

.

 

내가 방문했던 샌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는 크게 남과 북으로 나뉘는데,

북쪽은 Paso Robles , 남쪽은 샌루이스 오비스포 시 중심으로 와인 생산지가 형성되어 있다.

Sideways 영화에는 샌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 북쪽인 Paso Robles 지역과 산타 바바라 지역의 와이너리들이 나온다.

나는 작년에 파소 로블레스 지역을 방문했었기에, 올해는 남쪽인 Edna Valley 쪽을 택하였다.

 

에드나 벨리 가로지르는 8 마일 길이의 에드나 로우드(Edna Road) 길 양편으로 약 40 개 정도의

와이너리(winery) 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래 사진과 같은 와이너리의 표지판들이 곳곳에 서 있으면서 여행객들을 더 많은 와이너리로 유혹하고 있었다.

 

 

캘리포니아는 세계적인 신흥 와인(new wine) 생산지로 발판을 굳힌 지역이다. 

포도 재배에 적절한 최고의 환경과 기술 개발 덕에 이름난 포도밭과 와이너리가 많은 미국 최대의 와인 생산지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샌프란시스코 근처의 Napa Valley Sonoma Valley 가 있지만,

이 외에도 중부 해안 지역에 위치한 San Louis Obispo county (샌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

Santa Barbara County(산타 바바라 카운티) 지역은 최근에 뜨고 있는 신흥 포도주 생산지이다

 

Edna Valley 에 대해서 좀 더 부언을 한다면:

태평양 바다에서 겨우5-10 마일 떨어진 위치 덕에 천연의 에어콘 같은 바람이 동서로 부는 시원하고 온화한 기후,

수확 때까지 비가 오지 않는 기후 탓에 포도 재배 기간이 길다는 지역적 특성과

이 지역이 아주 오래 전에는 바다였던 탓에 진흙과 화산 폭팔로 생긴 돌을 주요 성분으로 갖는 토양,

이 세가지가 합쳐져서

Pinot Noir(피노 누아) Chardonnay (샤도네) 의 최고의 생산지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Sideways 영화에서도 마일과 잭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피노 누아에 특히 열광을 했다.

 

 

아쉽게도 나는 와인에 대해 잘 모른다. 또 알코올에 약해서 부담없어하는 술이 복분자와 와인 한잔 정도지만,

포도원이 딸린 와이너리 작은 길을 따라서 시음장으로 들어설 때는 가슴이 너무도 설레었다.

하늘과 땅, 평화와 자유로움, 질서와 퐁요가 함께 어우러진 세상이었다.

인간의 미약한 힘으로는 만들어내기 어려운 딴 세상이었다.

 

파란 하늘 아래에 병풍처럼 대지를 둘러싸고 있는 산 기슭 밑으로 곧게 일렬로 늘어서서 끝없이 뻗어있는 포도나무들이

360도 사방으로 자태를 드러낸 모습은 나를 뼈끝까지 적셔주기에 충분했다.

몸에 달린 보석같은 열매가 다 없어질 때까지 강한 햇빛 속에 참을성있게 버티고 있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겸허해졌으며

기분은 상쾌해지고 마음은 벌~써 둥근 포도잔을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에드나 벨리에서 세 곳의 와이너리를 방문했는데,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이 Tolosa Winery 였다.

2004년에 개축을 했다는 이 곳은 시음장에 들어서는 순간 아주 현대적인 세련미에 압도되었다.

유리 벽 한쪽 면은 포도주를 발효시키고 보관하는 시설들을 그대로 내려다 볼 수 있게 만들어져있고,

시음장의 실내장식은 LA 나 한국의 고급 wine bar 만큼이나  멋지게 꾸며져 있었다.

 

$5 을 내면 5가지의 포도주 맛을 시음할 수 있으며, 와인을 구입하면 시음한 값을 받지를 않으므로 결국은 공짜로

맛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몇가지 되지않는 와인 종류 중에서 두 가지를 고르고 나머지는

소믈리에(sommelier) 가 추천하는 것들을 마셔보았다. 솔직히 나는 여러 과일 향기와 맛이 어울러져 있는

포도주들의 맛을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고유한 맛의 차이의 비밀을 알아내고 싶어서 애써 코와 입을 사용했지만,

이미 알던 맛의 포도주가 주는 편안함에 더 끌렸다. 역시 나는 못말리는 고집통인가보다.ㅋㅋ

 

강하고 쓴 맛보다는 달콤한 와인 맛을 선호하는 나는 멀로(Merlot) 과 로제(Rose) 와인 두병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다양한 red-grape 를 발효시킨 로제 와인은 상큼한 맛이 나서 버섯 요리에 잘 어울리는 포도주인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핑크 빛의 캘리포니아산 진판델(Zinfandel) 도 로제 와인 중의 하나이다.

핑크 빛보다 더 알려진 White Zinfandel 은 진판델 포도의 껍질을 제거해서 하얗게 만든 포도주이다.

 

다음은 에드나 벨리에서 가장 큰 와이너리라는 Edna Valley Winery 로 옮겼다.

일년의 매출이 650,000 병 정도라고 하는데,

이 지역의 대표되는 와이너리로 이곳서 일하는 소믈리에(sommelier)들은 큰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었다.

Kate 하는 이름을 가진 소믈리에가 우리 일행을 맞아 "Good Afternoon!" 인사와 함께 설명과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그 녀는 1970 년 대에 시작된 이 지역의 와이너리의 역사부터 수많은 포도의 품종과 맛, 생소한 포도주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친절한 소믈리에 덕에 생소한 포도주들을 기분좋게 시음한 후에, 이 포도원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피노 누아(Pinot Noir), 샤도네(Chardonnay), 시라(Syrah)를 구입했다.

적포도주이지만 태닌 성분이 거의 없어서 백포도주에 가장 가까운 피노 누아는 생선과 고기 모두에게 어울린다고 한다.

진한 백포도주인 샤도네는 해물, 버섯과 생선 요리에 어울리는 맛이라고 하며,

시라(Syrah) 는 소갈비와 돼지갈비와 잘 어울려지는 맛이란다.

 

마지막으로  Claiborne & Churchill 이라는 작은 와이너리에 들려서 달콤하고 톡쏘는 듯한  리즐링(Riesling) 와인을

맛보고 한 병을 샀다.

 

                                                               와인을 생각하면 오래된 친구 연상된다.

와인을 나누면서 마음이 통하는 이들과 나눌 수있는 따뜻한 이해와 소통꿈꾸는 우리는

아주 인간적인 꿈 꾸기 위해서 와인에 더 열광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더 많은 사진과 이야기가 있어서 한번 더 와인 이야기를 해야겠다.^^

 

 

(아래 사진들은 톨로사(Tolosa) 와이너리를 담은 것이다.)

 

 

 

 

 

 

 Tolosa, Edna Vally, Claiborne & Churchill 와이너리에서 구입한 와인들과

작년에 Paso Robles 지역

여행시에 구입했던 아직 남아있는 와인병을 모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