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는....

세계 신기록 3개를 보유한 놀라운 김연아

rejungna 2009. 4. 1. 00:14

재능과 노력의 완벽한 합작품인 김연아 선수!

아름다운 외적 조건과 천부적인 소질과 냉철한 감정을 귀신같이 조화시킬줄 아는 김연아!

이제 그녀는 반기문 유엔 총장 만큼이나 한국을 오랫동안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이 되었다. 

 

새털같이 가볍게  팔랑거리면서 날아가는 듯한 몸의 움직임, 우아하고 깨끗한 자태, 음악에 완전 몰입된 표정,

그 작은 몸에서 나온다고는 믿지 못할 강한 힘...

이 모든 것을 물흐르 듯이 조화시킨 김연아가 너무 예쁘고 대견스럽다.

 

 

집에서 멀지 않은 LA 의 스테이플스 센타(Staples Center)에서

주말인 3월 27일과 28일에 2009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2009 World Figure Skating Championship)가 열렸다.

시작 전부터 파란 눈이나 초록 색 눈을 가진 금발의 서양 선수들 보다 검은 머리와 갈색 눈동자를 지닌

한국의 김연아와 일본의 마오 아사다의 대결을 부각시킨 대회이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변해가는 세계의 판도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여기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김연아는 완벽에 가까운 몸놀림과 기술로 세계 기록을 내면서 나에게도 깊고깊은 인상을 남겼다.

 

 

인터넷을 통해서 가끔 읽은 귀동냥으로 얻은 그녀에 대한 지식을 머리에 담고, 

기다림 끝에 TV 화면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한 예쁜 김연아의 몸짓에 눈과 마음을 꽂고 뛰는 가슴으로 지켜보았다.

아주 부드럽게 흐르는 김연아의 움직임 하나하나는 감탄 그 자체로 무어라고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한 수준이었다.

 

"너무 아름답다"는 말이 저절로 토해졌고,

마술사가 보내는 마술봉의 작은 신호에 자동으로 움직이는 물체처럼 매끄럽게 춤을 추는 그녀는 은반의 요정 그 이상이었다.

그녀가 빙판에 미끄러지면서 가뿐하고 우아하게 이리저리 방향을 틀면

그 것을 좇는 내 마음은- 상상 속에서나마- 뻣뻣한 내 몸을 그녀와 함께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날리고 있었다.

연아의 높이 올리는 손, 내뻗는 두 팔, 뒤로 젖혀지는 가슴, 빙글빙글 돌아가는 몸, 힘있게 돌리는 다리의 곡선에 따라서

내 마음도 같이 바빴었다.

 

 

 

 

 

어찌 가냘픈 체구의 어린 그녀가 이렇게 강한 감동, 흥분과 짜릿함을 줄 수 있는지...

이제껏 그녀의 마음과 몸은 얼마나 많고 커다란 눈물방울, 땀과 함숨을 이겨낼을까... 

스케이트 선수로서 완벽한 몸매와 타고난 음감, 유연한 관절과 정신적인 성숙함을 다 가진 듯한 그녀를 보면서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에 오랜만에 내 가슴은 기쁨과 감사로 촉촉하게 젓어들었다.

 

 

 

세계를 쥐고 흔드는 김연아에게 나 역시 세게 흔들렸던 감동의 이틀간 이었다. 

만나는 한국 교포들은 저마다, 그리고 읽은 언론의 글이나 듣는 논평은 한결 같이 김연아의 칭찬으로 일색이다.

끝난 후에 팬들이 빙판에 던지는 꽃과 인형들이 화살처럼 날아들 듯이 최고의 찬사들이 그녀의 어깨에 쏟아졌다.

 

이번 선수권대회에서를 통해서 입이 쉽게 열어지지 못할 정도로 압도당한 세계의 관중들은 

그녀가 빙판에서 내뿜었던 절제된 아름다움을 쉽고도 간단하게 표현하지 못해서 애를 먹었다.

truely beautiful, amazingly beautiful, very rare, magical, real queen....

 

 

 

 

이제 김연아는 피규어 스케이팅 여자 개인 종목에서 3개의 세계 신기록을 보유한 놀라운 여성이다.

첫째는 이번 경기로 얻은 짧은 프로그램(short program) 에서의 세계 기록(76.12)이다.

둘째는 2007년에 있었던 Cup of Russia 대회의 자유 스케이팅(free skating) 종목에서 내었던 세계 기록(133.70) 점수이다.

셋째는 역시 이번 경기에서 만들어진 위의 두 경기 종목을 합한 최고 종합 점수(2007.71)의 기록이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단 한 개의 세계 최고 기록을 갖지 못하고 인생을 마치는 평범한 우리네들에 비해서 

이렇게 세개의 world record 를 보유한 김연아에게 진심어린 축하를 보낸다.

 

그녀는 한국의 어떤 누구 보다도 세계 무대에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알려주었다.

개인적으로, 코리안 아메리칸의 한 사람으로서

이렇게까지 한국의 피가 뼈에 사무치도록 가슴 뛰게 만들고 이를 자랑스럽게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