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에야 스페인 여행이 드리운 그림자를 마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녀 온지 3주 되건만 여전히 질질 끌면서 마침표를 찍지 못해서
찜찜했다. 바르셀로나 외에 방문했던 몇개의 도시들을 상기하면서 2009년 유럽여행 반추의 막을 내리려고 한다.
스페인 여행 동안 가장 빠졌던 음식 중의 하나가 싱겁게도 빵과 커피였다. 먹으면 속이 진근해지는 꽉찬 빵들과 진한 스페인 커피에
설탕 한 숫가락을 집어넣어 마시거나 우유를 이미 넣은 까페라떼를 주문해서 홀짝홀짝 넘기는 것을 참으로 즐겼다.^^
똘레도에서 먹었던 아침인데, 이 날은 색다른 메뉴를 즐겨보았다.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을 커피로 끝냈다.
바르셀로나에서 한국의 KTX 같은 기차 렌페(Renfe)를 타고 마드리도(Madrid) 로 향했다. 인터넷에서 미리 예매를 했다는 기차표는
비지니즈 클래스여서 비행기같이 스튜디어스들의 대접을 받으면서 간단한 식사와 음료수를 먹었는데 기차의 안락함과 신속성,
현대적인 시설이 감탄스러웠다. 기차여행은 아주 흐뭇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스페인의 서울인 마드리드(Madrid)는 1562년 부터 수도가 된 도시로 스페인 다른 지역들 처럼 로마, 아랍과 카톨릭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이다. 수도이지만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에 비해서 경제적으로 한치 아래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바르셀로나에 대한 열등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바르셀로나에 사는 어는 한국인은 미국으로 자식들을 유학 보냈고,
마드리드에 거주하는 어는 한국인의 자녀들은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었다. 세계 어디에 살던지 더 나은 지역으로 자손들을
유학 보내는 우리 한국 부모들의 강한 정신을 느꼈었다. 마드리드에는 한국인들이 1000명 정도 산다고 하는데 무엇을 하시면서
사는지는 모르겠다.
많은 남미인들은 더 나은 생활을 위해서 스페인으로 이민을 온다고 하는데, 마드리드로의 정착률이 높은지 거리에서 마주치는
많은 이들의 생김새가 유럽인들이라기 보다는 좀 더 남미인들과 가까운 느낌을 주어서 잠시 LA에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마드리드에서는 스페인의 왕이 살고있는 궁전 팔라시오 레알(Palacio Real)과 궁 앞의 사바티니 정원(Sabatini Garden),
동키호테 원작자인 세르반테스 동상이 서있는 에스파뇰 광장(Plaza de Espana), 프라도 미술관(Museo del Prada),
마요르 광장(Plaza de Mayor)과 솔 광장(Plaza de Sol) 등을 방문하였다. 특히 솔 광장 주변은 상권이 잘 발달되어 있었고
광장을 방문하는 인파는 뉴욕의 타임스 광장이나 한국의 명동, 강남역의 인파 정도였다.
마침 한달에 한번씩 거행된다는 궁전을 지키는 기마병의 교대식이 있어서 구경하였다
마드리드와 같은 유럽 도시의 문화와 정서를 느낄 수 있는 현대식 마켓은 눈요기와 잡담의 장소로 아주 적당했다.
스페인 어는 도시든지 광장이 많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많이 필요했었나보다. 그리고 영주마다 성을
쌓기 때문에 각 성문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공동의 땅이 필요했던 것 같다. 이 마요르 광장에는 8개의
성문이 있어서 적어도 4개 이상의 성들의 안과 밖을 연결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세계 3대 미술관 중의 하나라는 프라도 미술관이다.
마드리드에서 북쪽으로 90km 떨어져있는 세고비아(segovia)를 소개한다. 15세기에 절정을 이루었다는 세고비아는 요새(fortress)
또는 성이라는 뜻으로, 로마제국이 세웠지만 11세기에 크리스찬 세력이 도시를 정복할 때까지 치열하게 이슬람 문화와
크리스찬 문화가 대립한 곳이라고 한다. 이 도시를 대표하는 유적은 로마 시대에 건설된 수로(Roman Aqueduct), 성당과 성이다.
로마가 1~2 세기에 물을 운반하기 위해서 건축한 Roman Acqeduct(로마 수로)이다. 로마인은 엄청난 크기의 돌들의 중심을
찿아서 접착제없이 평형을 유지하도록 쌓아올렸다고 하는데 거의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끄떡없는 것이 대단했다.
수로 바로 옆에는 세고비아의 대표 음식인 튀긴 통돼지를 파는 유명한 식당이 있다.
3대 째 식당을 운영한다는 주인은 한국의 저명인사들이 남긴 사인북을 보여주었다.
위는 14세기에 지은 고딕 스타일의 세고비아 성당(Cathedral of segovia)이며,
아래 사진은 11세기에 지은 후에 계속 증축된 세고비아 성(Alcazar de Segovia) 으로 아랍 양식의 느낌이 강한 성이다.
세번째로 소개하는 도시는 똘레도(Toledo)이다. 마드리드에서 남쪽으로 70km 거리에 위치한 똘레도를 시외버스를 타고 찿아갔다.
한국의 고속버스 같은 시외버스는 값도 저렴하고 아주 안락했다. 우리 일행은 곧바로 똘레도에 숙소를 정하고 주변 지역을 걷고 또
걸으면서 구경했다. 똘레도는 마드리드 전의 옛수도로 로마인들이 이 도시를 요새화 했다고 한다. 이 곳 역시 크리스챤, 유태인들과
아랍인들이 섞여서 만들어진 문화를 갖고 있었다. 유적지들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평지에서 산위에 있는 광장(Plaza de Zocodover)
으로 올라가야했다. 그곳이 똘레도 옛시가지 이기 때문이다. 광장 주변의 비탈길을 따라서 성벽들이 아직도 아름답게
늘어서 있어서 마치 유럽 중세 시대를 경험하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특히 곡목길들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이 좋았다.
똘레도에는 스페인 전역을 대표하며 스페인에서 가장 비싼 성당이라는 똘레도 성당(Cathedral of Toledo)이 아주 유명하고,
성(Alcazar de toledo)과 스페인 중세의 대표 화가인 엘 그레꼬(El Greco)가 그린 어느 덕망이 높던 백작의 죽음을 묘사한 그림이
걸려있는 Santo Tome 성당, 산타 쿠루쯔 박물관(Museo de Santa Cruz) 등을 구경했다.
장엄하고 엄청난 똘레도 성당이다.
희귀 미술품, 장식품, 주교들의 제의 등등 많은 것들은 왜 이 성당이 스페인에서 가장 비싼 성당인지의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윗 사진은 내가 좋아했던 똘레도의 골목길들 중의 하나인데,
좁은 골목길 안의 집들의 대문들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한국 고가의 대문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 찰칵!
마지막으로 방문한 도시는 카톨릭교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몬체라트(Montserrat)이다. 크루즈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함께할 사람에게 방문할 도시 이름을 연락받고는 인터넷을 찿아보았었다. 그러다가 이 도시의 내력을 알고는 횡재를 한
기분이었다. 크루즈 여행을 비롯하여 신나게 노는 것만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성지까지 방문할 수 있는 은혜를 받았으니
여행의 의미가 더 커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우연히 나는 생애 처음으로 성지라는 곳을 방문했다.
몬체라트는 바르셀로나에서 50 Km 거리이며 기차를 타고 약 한 시간을 달린 지점에 있었다. 이 기차는 먼저 타본 렌페(renfe)와는
전혀 다른 완행 열차 또는 지상으로 빠져나온 전철 같은 느낌을 주었다. 몬체라트에는 수사들이 거주하는 수도원(Monastery),
검은 성모 마리아(Black madonna)가 아기 예수님를 안고 있는 상(Shrine of Our lady of Montserrat)이 모셔져 있는 성당이 있었다.
성당은 아담했지만 아주 아름다웠다. 성당 주위를 다 둘러 본 후에는 훠니큘라(furnicular)를 타고 산 정상에 올라가서 바위에 앉아서
잠시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휴식을 취한 후에 하산했다.
바위산 절벽 위에 세워진 몬체라트 수도원은 오랫동안 바르셀로나 지역의 종교 중심지였다고 한다.
검은 성모님이 계신 성당의 정면인데 문 위에 서있는 예수의 12 제자들의 조각이 아주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몬체라트가 성지가 된 이유는 바로 이 성모님 상 때문이다. 유리가 성모님을 감싸고 있지만,
한쪽 손을 유리 밖으로 내밀고 계셔서 방문객들은 이 손을 한번 먼져보거나 손에 입을 맞추었다.
성모상은 12세기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나무에 칠한 광 때문에 오랜 세월을 지내면서 검게 변했다고 한다. 멕시코, 칠레와 페루에서는 검은 성모님을
숭배하는데, 바로 몬체라트의 성모님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되었다.
이렇게 나의 2009년 크루즈와 스페인 여행은 끝났다. 그리고 무사히 집에 돌아와서 감사하다.
내가 방문한 도시들 이외에도 세비아(Sevilla)와 그라나다(Granada) 시가 스페인의 관광지로 유명하다.
'집 떠난 곳들(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정방문과 남해여행에서 LA 로 귀경 (0) | 2010.06.04 |
---|---|
캘리포니아 산수와 벤톤 야외 온천(Benton Hotspring) (0) | 2010.03.10 |
스페인(Spain) 여행과 바르셀로나(Barcelona) (1) | 2009.12.01 |
지중해 크루즈(2)-로마, 바티칸시티, 피사, 니스, 모나코 (0) | 2009.11.24 |
지중해 크루즈(1)-몰타섬, 이태리의 소렌토(Sorrento) (0) | 2009.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