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을 하면 맛있는 음식을 자주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덤으로 받는다. 발길을 어디로 돌려도 넘치는 식당 수 만큼이나 음식
종류도 엄청 다양하다. 어떤 음식은 옛날 맛을 그대로 간직해서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켜 행복감을 준다. 어떤 음식은 예전엔
없던 새로운 맛으로 현대의 풍부한 재료와 경험을 조합해서 창조된 것으로 놀라움을 준다. 또 다양한 서양 음식들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재창조되어서 입속에 들어가는 순간 뇌를 놀라게 한다.
이번 한국 여행에서는 서울을 떠나서 멀리 가지는 않았지만 서울 시내와 주변 지역을 돌아다닐 기회가 많았었다. 덕분에
이곳저곳의 음식을 먹어볼 기회도 빈번했다. 내가 먹었던 모든 음식을 사진으로 남긴 것은 아니어서 먹어본 한국 음식을 전부
포스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찍은 사진을 토대로 시식한 음식의 발자취를 돌아보려고 한다.
최고의 음식은 경기도 안성 '서일농원' 식당에서 먹었던 된장찌개와 청국장이다. 농원에서 간장, 고추장, 메주를 직접 제조하는
덕에 맛깔스러운 장 맛을 기본으로 하는 음식이다. 상차림에 비해서 값도 저렴하고, 맛있는 반찬들은 정결하게 토속 그릇에 담겨져
나와서 더욱 입맛을 돋운다. 다양한 반찬류와 푸짐한 인심은 음식을 더욱 맛나게 해준다.
색다른 음식은 아니지만 여의도 IFC 몰에서 월남쌈을 먹었다. 월남음식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먹었던 맛과 비교하고
싶었고 동행했던 친구들이 원해서 택했다. 그런데 예상밖으로 미국에서 먹었던 것보다 기름지지않고 더 순하고 입에 감겨서
일행 3명은 월남국수와 함께 월남쌈으로 포식했다. 한국인 입맛에 맞춘 외국음식의 재창조 임을 확인한 경우다.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논현 삼계탕'에서 삼계탕을 먹었다. 평사시 삼계탕을 즐기지 않았음에도 무척 맛있게 먹었다. 배가
고팠던 이유도 있었고 함께 자리한 사람들의 적극적인 추천이 특별한 맛을 느끼도록 조미료를 쳤다. 찹쌀밥이 국물에 조금씩
불기 시작할 때에 구수한 국물을 떠먹으면서 부드럽게 찢어지는 닭고기를 입에 넣으면 찬바람 부는 가을에 부러운 것이 없어진다.
추천한다!
강남의 롯데백화점 뒤에 있는 '창포' 식당에서 먹었던 메밀전이다. LA 로 돌아오기 전에 만두국이 먹고 싶어서 친구에게 맛있다는
만두집의 추천을 받아서 찿아갔다. 만두는 밀가루 만두피와 메밀 만두피로 빚은 두종류가 있다. 밀가루피 만두는 순한맛이고 메밀피
만두는 매운맛이다. 전을 좋아해서 메밀전을 주문했는데 금방 부친 덕에 아주 맛있었다.
과천에서 차를 타고 15분쯤 운전하고 도착한 '착한낙지' 집에서 먹었던 낙지볶음과 해물부침이다. 음식점이 위치한 동네 이름을
잊었지만 체인점이 무척 많은 음식점이었다. 음식점 실내는 온돌과 좌석이 한옥에 잘 어울리게 배치되어 있어서 좋은 인상을 주었다.
좀 덜 맵게 조리해달라고 부탁했던 낙지볶음은 여전히 무척 매웠지만 콩나물과 밥과 비벼먹는 맛은 일품이었다. 풍부하게 해산물을
넣고 부친 해물전 역시 강추한다. 손님 마음대로 미역냉국과 반찬을 갖다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역시 짱이다!
위와 아래 사진은 강원도 홍천 '선마을'에서 하루를 머물면서 먹었던 건강음식이다. 이곳은 Healiance(힐리언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아픈 사람과 건강한 사람들 누구나 자신의 건강과 삶을 돌아 보는 곳이다. 음식은 완전 건강식으로 아주 깔끔하게 조리해서 마음껏
부페식으로 갖다 먹도록 되어있다. 몸에 좋다는 토마도, 마늘, 요구르트, 너트, 달걀, 고구마, 다양한 야채와 나물들, 사과, 버섯
등등이 끼니 때마다 식탁에 올랐다. 건강음식 외에도 산보, 산에 오르기, 명상, 요가, 근력운동을 할 수 있어서 나는 이틀 동안
가을산을 만끽하면서 신선놀음을 하다가 환속한 기분이었다. 선마을으로의 건강테마 여행은 누구나 다녀옴직하다.
강남구 논현동의 '남포' 식당서 먹은 어복 쟁반요리는 냉면 사리와 더불어 저녁식사로 배가 너무 부르지 않으면서도 야채를
먹었다는 만족감을 주는 훌륭한 식사이었다. 오래된 식당인 듯한 남포 식당은 상당한 규모의 식당이었는데, 오랜 경험의 노하우가
빛어낸 어복의 국물 맛은 최고이었다. 신선로의 느낌과 사부사부의 느낌을 주었고 밥없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어복이 이 식당의
대표 음식 이라고 하는데 그 주장에 걸맞는 저녁식사를 했음에는 이의가 없다.
윗 사진의 전복죽 역시 강남 논현동의 '논현 삼계탕' 의 솜씨이다. 맛이 부드러워서 속을 달래는 음식으로 아주 좋았다.
위의 회는 수원의 어느 시장 옆에 있는, 횟집들이 모여있는 건물 안에 위치한 식당의 음식이다. 한국 방문 중에 마침 사촌오빠의
아들 결혼식이 있어서 참석했는데, 오빠가 고맙다고 친정 식구 여럿을 초대했다. 수원 토박이인 오빠가 멀리 가지 않아도 맛있는
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따라간 곳이다. 밖에서 보기엔 그저그런 곳이었으나 회도 신선하고 끼어주는 반찬들이 너무
맛있어서 들어오기 전의 주저함은 완전히 눈녹듯이 해빙되었다.
강남구 서초동에 새로 오픈한 'La Gri' 이탈리언 식당의 파스타와 피자를 추천한다. 오픈 기념으로 동네에 돌린 쿠폰을 갖고가서
파스타를 하나 주문하면 피자 한판을 공짜로 주었다. 그런데 그 치즈피자 맛이 어찌나 좋던지... 미국서 살면서 먹어보았던
소문난 피자들에 전혀 꿇리지 않았다. 오랜만에 한국인 입맛에 맞는 피자를 커피와 먹으면서 행복했었다.
삼청동 '서울에서 두번째로 맛있는 집'의 단팦죽이다. 작은 규모의 가게이지만 사람들은 먹기 위해서 참을성있게 기다렸다. 우리는
운이 좋아서 5분도 않되어서 자리에 앉았다. 아주 달달한 팦죽은 한 그릇으로 충분했다. 계피 향기가 좋고 혀끝에 길게 남았다.
삼청동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울리는 음식이며 식당이었다.
강남구 삼성동 강남구청 근처에 위치한 '뜨레주르 제과점'의 녹차빙수이다. 나보다 늦게 뉴욕서 서울로 들어온 아들이 계속 빙수를
먹고 싶어했다. 옆에 있던 중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아들이 커피를 사준다고 해서 들어간 제과점이었다. 빙수를 발견하고 행복하게
주문한 아들 앞에 거대한 녹차 빙수가 먹음직하게 놓였다. 팦도 엄청난 양이고. 추운 날씨에 먹는 빙수는 로맨틱하다.
강남 역삼동의 '리츠칼톤 호텔'의 하나조노 일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는 길목에 놓인 진열장 안에 아주 먹음직한
케익과 컵케이크이 놓여있다. 보는 순간 웃음이 나고 보기 좋아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맛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추천을 하지는
못한다. 음식은 눈으로도 즐길 수 있어야 하므로 위의 케익들은 맛있는 음식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학창시절을 이야기하면서 들어간 제과점이 나폴레옹 제과점이다. 이 곳에는 아직도 그 시절에 먹던 스타일의 빵들이
많다고 해서 갔다. 하지만 익숙한 모습은 자세히 보아야 눈에 띌 정도이고 거의 새로운 모양과 종류로 바뀐 듯하다. 이곳 LA 에서도
교포들 사이에 한국 스타일의 빵들이 높은 인기를 누린다. 빠리 바게트를 비롯한 몇몇 제과점들은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나폴레옹 제과점에서는 커피와 떡빵 같은 것을 사서 먹었다. 이미 꽉찬 뱃속이었지만 추억이라는 이름 하에 새 빵으로 새로운
억지춘향 추억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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