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요일 오후 5시 반쯤 갑자기 신나는 마칭밴드의 연주가 온집안을 흔들었다. 깜짝놀랐지만 무시했다. 집 뒤에 있는
사립 여자학교에서 무슨 행사가 열리나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딸이 구경거리가 생겼다면서 나오라고 소리쳤다.
대문을 연 채로 마당에 서서 소리나는 쪽으로 고개를 빼들었다. 많은 자동차와 웅성거리는 사람들과 음악이 뭔가 특별해
보였다. 급하게 집에 들어와 대문 열쇠를 쥐었다. 문을 잠그고 슬리퍼를 신은 채로 뛰었다. 무엇 중요하고 큰 것을 놓치고
못볼까봐서 뛰었다.
우리 집에서 세 집 지나고 길을 건너자마자 두번째 집에서 뭔가 멋진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너무도 맛좋은
인 엔드 아우트 버거 (IN and OUT Burger) 음식 트럭과 맛있다고 소문난 베버리힐즈의 스프링클러 컵케이크
(Sprinkler Cupcake) 트럭이 집 앞에 버티고 서있었다. USC 대학의 Trojan Marching Band 의 음악과 팡파르 소리가
몸을 좌우로 움직이게 했다. 온 동네가 흥분한 것 같았다. 나도 흥분되어가고 있었다.
그 집에 초대되어 온 사람들과 밴드 연주 소리가 궁금해서 나온 동네 사람들이 섞여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좀 떨어져서
살피던 나는 점점 다가섰다.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고 마칭밴드 연주가 너무 신나고 훌륭했다. 음악 덕분에 기분은 더욱 더
고조되어서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햄버거를 먹고있는 어느 여자에게 무슨 파티인지를 물었다. 집주인의 딸 생일 파티란다.
와~~~~ 딸 생일 파티에 인 앤드 아우트 푸드 크럭과 스프링클러 트럭과 아이스크림 카트를 불렀다. 더우기 트로잔
마칭밴드까지.
집안은 모르겠지만 집 앞마당과 뒷마당은 초대받은 손님들로 가득찼다. 스포츠에 관심이 적은 내가 실제로 USC 대학
트로잔 마칭밴드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아마도 다시는 직접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아주 운좋은 날이라고 생각했다.
초대받은 손님들과 구경꾼들의 구별은 음식을 먹는지 않먹는지를 보면 알 수 있었다. 인 앤드 아우트 햄버거의 냄새가
코를 침투하고 공기를 찔렀다. 금방 잘라서 튀긴 프렌치프라이 냄새 또한 자극적이었다. 여기다 커피 냄새만 피어나면
환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름 끝자락에 마당서 펼쳐지는 환상적이고 풍성한 생일파티였다.
나는 인 엔드 아우트 버거를 먹고 싶으면 할리우드에 위치한 매장을 찿는다. 이 회사는 아직도 가족 회사로 직원들 임금이
비싸서 모두 친절하다. 청소도 잘하고 테이블도 금방금방 치우고 친절과 효율성이 최고다. 햄버거 값은 상당히 싸서 언제
먹어도 내가 비불한 돈 이상을 먹고 온 기분이 든다. 그런 햄버거 회사의 엄청나게 큰 트럭을 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모두 행복해 보인다. 모두 웃고있다. 날씨도 좋다. 가을을 맞아들이는 날씨이다. 밴드맨들의 공연은 최고다.
나 역시 'The Spirit of Troy" 라고 불리는 USC 의 마칭배드의 트럼펫, 트럼본, 튜바, 그리고 북들의 연주 덕분에 행복했다.
밴드맨들은 개인기도 뛰어나서 어떻게 사람들을 즐겁게하는 지를 알고 있었다. 가끔 곁드리는 율동 동작이 귀엽다. 전부
USC의 재학생들이다. 전공이 천차만별인 학생들이다. 생일 파티의 주인공과 집주인이 누군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한 것 같았다. 요즘같이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을 잠시 낭만과 흥분으로 색칠을 했기 때문이다.
나는 식구들 저녁 식사 계획이 있어서 슬그머니 빠져나왔다. 잠시지만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에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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