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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날들을 실내에서 거의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지내는데도 하루하루가 흘러 벌써 5월이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별명답게 여느 해와 변함없이 화려한데 우리는 쪼그라진 마음을 누르면서 달라진 생각과
자세로 일상을 지낸다.
지난 두 달간 개빈 뉴섬 주지사와 에릭 가세티
LA시장의 행정명령에 따라서 일손을 멈추고 낯선 사람들을 멀리하면서
지냈다. 먹기 위해서 마켓을 갈 때에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손에는 비닐장갑을 끼고 진열대의 식품을 골라 담았다.
집 앞 인도를 걷는 사람들의 얼굴을 멀리서 볼 때는 본능적으로 마스크의 유무를 살피기도 했다.
사람들끼리 서로 밀어내기를 해도 한 집안 식구들과는 운명 공동체로 지낸다. 결혼한 딸의 네 식구와 함께 사는 나는
복이 많다고 생각되는 요즘이다. 6개월과 26개월의 두 손자는 온전한 일상인 듯한 착각을 준다. 배가 부르기만 하면
둥실둥실 미소짓는 꼬맹이를 안으면 누군지를 확인하려는 듯이 고개돌려 내 얼굴을 빠꼼이 쳐다본다. 말문이 트여서
어휘력이 갑자기 늘어난 큰 녀석은 낮잠을 안 자려고 버티다가도 자고나면 수박을 준다는 말에 두말 않고 자기 방으로
걸어간다.
아침에 유튜브 운동 따라하기, 집안과 앞뒤 마당 돌아다니기, 한꺼번에 장보기가 추가된 일상 생활이 견딜만하면서도
갑갑해진 요즈음 경제와 사회 활동 재개라는 뉴스가 모락모락 들린다. 극도로 심각해진 실직과 경제 상황에서
자가 대피령에 지친 사람들의 항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대통령의 경제활동 재개 의지에 동조하는 공화당
주지사들의 결심이 봇물처럼 터진다. 가주는 아직 그 대열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점진적인 재개의 길을 갈 것은
자명하다.
바이러스가 갑작스럽게 다시 유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몸이 조금만 이상해도 ‘혹시 나도’라는 불안이 앞서는 것을
보면 감염 불안감 없이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구의 20% 정도가 이미 감염됐다고 해도 여전히 80%의 사람들은
항체가 없다. 미국에서만 217개의 치료제들이, 이에 더해 다른 나라들에서 916개의 약이 임상 시험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언제 실현될 지 모르는 백신의 출현까지는 아무도
안심할 수 없다.
경제 재개 이슈가 뜨거운 시점에서 뉴욕타임스는 얼마 전 연방위기관리국이 만든 모델에 근거한 도표가 담긴
내부 문서에 대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경제가 재개되면 이번 한 달 동안 하루에 3000명의 사망자와
20만명의 확진자를 예측한다고 한다. 이는 지금과 비교해서 사망자는 2배이며 확진자는 8배의 수치다. 재개 시기
결정은 주지사들의 당면한 과제임이 틀림없다.
경제 활동이 다시 시작된다면 개인은 더욱 철저히 위생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되도록 외출 삼가기, 마스크 꼭
쓰기,
거리두기, 손 자주 씻기 등이다. 내가 감염되면 식구 모두가 감염된다. 심각한 상황에서 사람의 통제 능력은 극히
제한적임을 받아들이고
함께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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