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일, LA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97번째 아카데마 사상식은 많은 화제와 감동을 남겼다. 올해 처음으로 시상식을 맡은 코메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은 유쾌한 진행과 함께 LA 소방관 및 산불 피해자들에게 헌정하는 특별 무대를 선보였다.
*** '아노라', 독립영화의 새 역사를 쓰다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큰 영광을 차지한 작품은 숀 베이커(Sean Baker) 감독의 독립영화 '아노라(Anora)'였다. 600만 달러라는 자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흥행 면에서는 1,560만 달러라는 다소 소박한 성적을 거뒀지만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등 4관왕을 기록하며 역사를 새로 썼다. 한 작품으로 우스카 5개 부문 수상은 처음이다. 또한 여주인공 '미키 메디슨(Mekey Medison)'이 강력한 후보였던 '데미 모어(Demi Moore)'를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또 한 번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다양성의 물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성과 함계 다양성이 더욱 주목받았다.
'조이 살다나(Zoe Saldana)'는 '에밀리어 페레츠(Emilia Perez)에서 변호사 역할을 맡아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도미니카계 미국인 최초의 오스카 수상자가 되었다.
국제영화상은 포르투칼 언어를 사용한 브라질 영화 "I'm stil here"가 차지하며, 브라질 영화 최초의 오스카 수상 역사를 만들었다.
'에밀리어 페레츠'에서 성전환을 하고 도망하는 멕시코 카르텔 보스를 연기한 '칼라 소피아 가스콘(Emilia Sofia Gascon)'은 실제로 성전환을 한 스페인 배우로서 트렌스젠더 배우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 수상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블랙핑크 리사'는 K-팝 역사상 처음으로 제임스 본드 영화의 주제곡 "Live and Let Die"를 무대에서 열창하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 영광과 함께 사려져가는 스타들
화려한 수상의 순간이 지나면 한때 주목을 받았던 배우들이 점차 잊혀지는 것이 영화계의 냉정한 현실이다.
최근 뉴멕시코주 산타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배우 진 헤크만(Gene Hackman)의 소식은 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는 1971년 '프렌치 커넥션(French Connection)'으로 남우 주연상, 1992년 '용서받지 못한 자(Unforgiven)'로 남우 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할리우드를 떠난 은둔생활을 하던 그는 노쇠하고 심장병을 앓은 상태에서 아내 베치 아라카와가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쓰러진 일 주일 후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주검은 사망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애 발견되었다. 대 배우의 얼굴과 외로운 죽음이 교차하여 마음이 저린다.
(아래 사진은 1989년, 베치 아라카와와 결혼 전이었던 진 해크만이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했던 모습이다. 두 사람은 1991년에 결혼했다.)
*** 레드카펫의 화려한 순간들
영화제의 백미는 역시 스타들의 레드카펫 패션이다. 올해 시상식에서 화제가 된 배우들의 패션과 중요한 순간들을 슬라이드 쇼로 모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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