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미국서 틱톡 존폐의 운명은?

rejungna 2025. 1. 30. 16:39

중국의 테크 발전이 눈부시게 이루어지면서, 미국을 통째로 흔들거나 깜짝 놀라게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에는 챗GPT와 같은 미국의 생성형 AI 챗봇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 짧은 시간 내에 개발된 중국의 딥시크(DeepSeek) 챗봇이 위력을 발휘했다. 딥시크가 공개되자마자 미국 AI 관련  회사들의 주가가 급락했으며, 특히 AI 훈련에 필수적인 칩을 생산하는 에디비아의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4,650억 달러 감소하는 충격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나 미국을 오랫동안 가장 크게 뒤흔든 중국산 앱은 단연 틱톡(Tiktok)이라 할 수 있다. 틱톡은 15초에서 3분 짜리의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미국 내 사용자 수가 약 1700만명에 달하며, 특히 Z세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있다. 하지만, 틱톡은 현재 복잡한 법적, 정치적 사건의 중심에 놓여 있다. 미국 당국은 틱톡이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인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결국, 2024년 4월 미국 연방 의회는 초당적 지지로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틱톡 미국 법인은 "해당 법은 미국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9개월 후인 2025년 1월 17일, 미국 대법원은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틱톡 금지법이 합헌이라는 만장일치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미국 내 사업을 매각하지 않는 한 틱톡 사용 금지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매각 의사가 없는 틱톡은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가 대법원 판결 다음 날이자, 법 시행 전 날인 2025 1 18일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틱톡법을 75일간 유예하는 행정 명령을 20일에 내릴 것이라고 공언한 후, 틱톡은 12 시간 만에 서비스를 재개했으며, 앱을 이미 다운로드한 사용자들은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틱톡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라클 회사는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애플 앱스토아와 구글 플레이 스토아에서는 틱톡 앱이 삭제되었다. 즉, 새로운 사용자는 틱톡을 다운로드 할 수 없으며 향후 앱 업데이트도 불가능해졌다. 앱스토아가 법을 위반하는 경우 사용자 한 명당 5,000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어 조심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재미있는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했다. 틱톡 앱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타블릿을 이베이 혹은 페이스북을 통해 매매하려는 사람들이 등장한 것이다. 이들은 틱톡 앱 뿐만 아니라 바이트댄스의 또 다른 소셜미디어 앱인 Lemon8과 동영상 편집 앱인 CapCut까지 포함하여 최대 5만 달러, 최저 340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 몇 개의 기기가 거래되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뉴욕의 한 남성은 최고 4,550 달러까지 입찰을 받았으며, 실제로 14,000 달러에 매매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수 백 달러 짜리 중고폰들이 가장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한다.

 

 

 

사실, 틱톡 금지령은 트럼프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1기 때인 2020년에 중국 정부의 위험성을 이유로 바이트댄스와 중국 메시지 앱인 위챗의 소유주들과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내렸지만 법원이 이를 막았다. 이번의 경우 원칙적으로 대통령의 행정 명령이 의회가 제정한 법을 무효화시킬 수 없지만 트럼프는 틱톡법을 유예시키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상황이 급변하자, 지금까지 틱톡의 매각을 절대 반대해 온 중국 정부가 입장을 선회했다. 트럼프의 취임식에 참석했던 중국의 부총리가 바이트댄스와 미국 법인의 분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밴스 부통령과 엘론 머스크와 회담을 가졌다고 한다. 

 

트럼프는 30일 안으로 틱톡의 향방을 결론 짓겠다고 말하면서 미국 기업과 틱톡과의 공동 투자(joint venture)를 제안하고 있다. 그는 미국 기업이 틱톡 미국 법인을 인수하고 미국 정부에 지분의 50%를 제공한다면 정부가 사업권을 허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절반을 소유하게 되면 틱톡은 좋은 파트너를 얻는 것이고, 미국 구매자가 없으면 틱톡은 가치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공영 방송인 NPR와 CNN 보도에 따르면, 협상은 현재 진행 중이다. 한 사례로, AI 회사인 펄플렉시티(Perplexcity)가 틱톡 미국 법인과 합병을 추진하고 지분 절반을 미국 정부에 넘기는 방안을 바이트댄스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펄플렉시티는 합병을 이후 새로운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LA 다저스 전 구단주인 프랭크 맥코트, 오러클의 래리 앤더슨, 앨론 머스크, 그리고 유명 유튜버 MrBeast( 지미 도날드슨) 등이 틱톡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틱톡금지법이 확정됐지만 현재 틱톡 앱의 존폐를 가늠하기 어렵다. 자신을 '거래의 달인'으로 표명하는 트럼프가 개입한 만큼 조만간 놀라운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대통령의 행정 명령이 법 위에 설 수 없으며, 중국에서는 정부가 기업을 통제하고 보안법을 준수하지 않는 기업을 폐지할 수 있기 때문에 틱톡에 대한 안보 우려는 단순한 가상이 아니다. 중국 내에 서버를 둔 모든 앱의 사용자 데이터는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변없이 틱톡과 미국 기업의 공동 투자가 성사된다고 해도 국가 안보 위협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