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heartfelt story

나를 깨우는 봄이 오는 소리!

rejungna 2008. 3. 5. 08:56

잠시 잊고 생활했다.

봄이 오는 사뿐한 사각사각한 소리는 너무 먼 것 같아서 귀를 기울이지도 않았다.

여기저기에서 뛰어나와 초록과 원색을 띠고 손을 흔들어대는 삶에로의 귀환을 보고도 그냥 지나쳤다.

 

무엇에 매달렸기에,

무엇이 내 머리를 온통 차지했기에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어떤 소음이 내 귀를 막고 있었기에 댕그르 굴러다니는 새콤한 봄나물 같은 그 소리를 듣지 못했을까?

내 눈은 어떤 정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기에 겨울 내에 움크러져 있다가 당당하게 고개를 바짝 든 봄의 모습을 외면했을까?

 

문득 머리를 한방 맞은 느낌이든다.

나는 어디에 서 있었던 것일까...

이렇게 주변이 소리없이, 냄새없이 화사하게 변하고 있는데, 나의 주변은 무거움으로 장막을 친 듯 했었나...?

 

무감각이 원인인가?

모든 것이 나의 눈치없음 때문인가?

 

아름다움을 즉각적으로 발견하지 못하는 잘못!

변화를 재빠르게 알아채지 못하는 잘못!

 

너무 자신에만 빠져있었던 것일까?

잠깐이지만, 무한의 시간으로 느껴지는 오수에서 깬 듯이 정신이 바짝든다.

 

Wake up! The spring is right besides you.  

rustling, whispering, whirring, murmuring, chirping...

 

뒷마당으로 발길을 향한다.

아~~ 그간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길을 잡는구나!

잔디도, 나무도, 꽃도, 화분도, 모두 새롭게, 화사하게 느껴진다.

 

"너희들은 이제껏 어디 있었었니? 내 눈에 않띄었잖아."

어! 너희들 잘못이 아닌데.

미안해!

알아차려주지 못해서...

오늘 너희들에게 많은 축복을 줄께.

 

따스한 햇빛이 듬뿍 담겨진 따끈한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니 미소가 저절로 나온다.

마침내 봄이 오는 소리를 들었기에.

몸 전체를 감싸주는 행복감을 느꼈기에.

 

 

화분에 심은 kumquat (컴�, 일본어로는 낑깽, 금굴이라고도 함) 이 추운 겨울을 잘 이기고 봄에 노오란 열매를 맺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 모습인가?

몇 개를 따서 먹으니 아주아주 달았다~~^-^       아~~ 이 새콤하도고 달짝지근한 맛이여!

 

 

 

옆 집과의 담을 두고 심은 자두 나무가 예쁜 꽃을 피웠다.

자두 나무는 가을에 맺을 열매를 준비하기 위해서 봄에 이처럼 고운 꽃들을 피운다.

자연은 자기 인생을 거부함없이 열심히 산다.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인 것 같다.

 

 

 

목련이다.

목련은 겨울에 화사하게 피고, 봄이 되면 고개를 숙이면서 잎으로 몸을 덮기 시작한다.

겨울을 따스하게 녹여주는 신비한 힘을 가진 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