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미국 대선 날이다. 걱정스럽고 불안하다. 그렇게 하자가 많고 불합리한 인격체인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를 원하는 미국 국민이 적어도 전체 인구의 반이나 된다. 이들이 눈과 귀를 열고 사는지 긍금하기도 하다. 이런 현상은 미국 정치가 둘로 갈라져 깊이 교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 양 진영이 승리를 위해 엄청난 시간과 돈을 퍼붓고 있지만 지지율엔 변동이 없다. 이에 캠페인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느낌을 준다.
이제 카말라 해리스는 경합주 7개 중에서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이 3개 주를 선벨트 sunbelt 주라고 부른다) 및 노스 캐롤리나 주에서의 승리를 접고 블루월(blue wall states)이라고 불리는 펜실베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에서의 승리에 기대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선벨트 지역 3개주와 블루월 주들 중에 최소한 한 개 주에서의 승리를 목표로 한다. 7개 경합주들 중에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 주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서, 만약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한다면 그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고, 만약 해리스가 조지아에서 승리한다면 그녀가 승리할 것이다.
이렇게 미대선이 팽팽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양당 지지자들의 깊고 변함없는 갈라짐 때문이다. 그래서 인플레, 트럼프의 암살 시도, 혹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등의 엄청난 혼란에도 양쪽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든과 트럼프의 6월말 대선 토론 전,지지율이 겨우 30%대였고 미국인의 70%가 나라가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거의 동률이었다. 또, 유죄 판결을 받은 범법자이며 밥 먹듯이 거짓말을 해대는 트럼프의 여론 조사의 지지율 또한 변함이 없다. 그리고 역사상 가장 많은 10억 달러의 캠페인 자금을 모으고 선거 자금을 훨신 더 많이 썼으며, 두 달 동안 거의 모든 뉴스 사이클을 지배했고, 대선 토론에서도 압도적으로 승리한 해리스가 전국 및 경합주의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와 겨우 동률을 유지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번 대선은 성별(gender)과 교육 수준에 따라 표심이 움직이는 선거다. 교육을 많이 받았을수록, 여성일수록 해리스를 지지한다. 남성들의 표심에 초점을 맞춘 트럼프는 MZ 세대에 주력하고 있다. 뉴욕타임즈의 유명 컬럼니스트 에르자 카잔(Erza Kazan)은 그의 컬럼을 통해 공화당 지지자의 충실한 자격에 대해 설명했다. 2012년에는 오바마케어 건강 보험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좋은 공화당원이라고 규정했고, 2024년엔 트럼프의 선거 패배를 부정하고 1월 6일 연방의사당 폭동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을 좋은 공화당원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누가 이기든 트럼피즘은 오래 지속될 것이다. 트럼프로 인해 지난 10년에 걸쳐 분노와 보복이 넘치는 미국 사회가 됐다. 거짓말이 만연하고 분노감으로 정적에게 보복하며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 거리낌없이 상대를 위협하고 공격한다. 최근 메디슨스퀘어 가든에서의 트럼프 선거 집회를 보면 트럼프가 망가뜨린 미국의 단면이 보인다. 그와 연설자들은 유색인종에 대해 거침없는 혐오감을 발설했다. 특정 인종을 콕 찝어서 혐오감을 드러냈다. 비난이 들끓어도 절대 사과하지 않고 더 많은 거짓말로 변명할 뿐이었다.
트럼프가 밷어내는 미국에 대한 어두운 비전은 단결이나 희망보다는 자신과 자신의 지지자들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향한 불만과 의심으로 가득 차있다. 시카고 대학 정치학 교수인 윌리암 호웰(William Howell)은 트럼트를 이렇게 정의했다. "트럼프는 분노와 두려움을 부추기면서 분열적인 수사적(rhetoric) 발언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그의 국가에 대한 행적은 다른 모든 대통령들의 행적과 차별된다. 트럼프는 파괴적이며 부식성 있는 세력이다."
트럼프는 나이에 따른 치매성 질환도 있는 둣하다. 사람을 혼동하고, 지금 어디에서 캠페인을 하는 지도 잊곤하며, 휭설수설 하면서 예정된 집회 시간을 한 두시간 연장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불행이도 그는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가드레일이 없고, 태생적으로 합리적인 언행과는 거리가 멀며, 정적이 마음에 안들면 보복성 발언으로 지지자들을 부추길 뿐이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두번째 임기를 갖게 된다면 미국은 물론이고 온 세상은 기후 변화에 버금가는 재앙에 빠질 것이다.
겸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유권자들이 밝은 미래 비전을 그려보고, 자손들이 살 세상을 긍정적으로 그려보고, 향후 적어도 4년의 세상을 담담하게 그려보기를 기도한다. 해리스가 승리를 해도 밝은 세상이 온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미국의 미래는 어두워지지 않을 것이며 적어도 현상 유지를 할 수 있어 세계는 환호할 것이다. 해리스의 승리를 진심으로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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